청사포 편지
-화음 이원천-
여보게, 거 있잖은가
전에 둘이 갔던 곳
달맞이 언덕에서
훤히 보이던 포구
상추에 퍼덕이는 바다
통째 싸서 먹었지
응, 그래 거긴 요즈음
장어구이로 유명해
자네가 오기만 하면
추억을 또 구워보세
늘 푸른 소나무 두 그루
사이좋게 서있지
푸른 뱀 구불구불
연신 혀를 넘실대고
해안선 따라 낳은
크고 작은 배암 알
오늘도 석쇠 위에는
시퍼런 전설을 굽는다.
청사포 전설
청사포(靑砂浦)는 해운대와 송정 사이에 잇는 포구로서 갯바위로 된 해안에 수려한 모래가 펼쳐지고 배후에 송림이 우거져 보기 드문 해안 경승지를 이룬다. 앞 바다에서 잡히는 생선은 일찍부터 맛이 좋기로 이름나 있고 이 때문에 청사포에는 오늘날까지 횟집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청사포에는 여인의 애절한 사연이 담겨 있는 곳으로 갓 시집온 여인이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몇 달 동안이나 기다렸지만 해난사고를 당한 남편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이 여인이 멀리 수평선을 향해 눈물지으면서 기다리던 큰 소나무와 그 아래 바위가 지금의 수령 350년의 망부송(望夫松)이요, 망부암(望夫岩)이다. 청사포(靑砂浦)의 본래 이름은 청사포(靑蛇浦)로 전해진다. 남편을 간절히 기다리던 여인을 용왕이 보낸 푸른뱀(靑蛇)이 찾아와 여인을 용궁으로 안내하여 남편을 만나게 했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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