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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집 까치밥    시평 모음

시조집 까치밥

시조집 [까치밥] 표지

 

부산일보 | 21면|  2009-04-01 (보기)

담담한 일상이 주는 우주적 파장

이원천의 첫 시조집 '까치밥'(전망·사진)에는 주변의 자연과 삶의 일상이 담담한 얼굴로 모습을 디민다. 그러나 거기서 깨달음 같은 미세한 것이 진동한다.

'가파른 언덕배기 붉게 걸린 가로등/ 세상 저 귀퉁이마다 까치밥은 남아 있다'('까치밥' 부분). 시인은 가로등에서 까치밥을 본다. 도시의 삶은 고단하다. '절망마저 밥'이 되어야 하는 곳. 어쨌든 '부리를 쪼아대며'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어쩌면 거기에 삶의 등불이 밝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별다른 기교 없이 격조 있는 운율과 절제된 시어 몇 개만으로 삶의 풍경과 세계의 참모습을 드리우는 것이 그의 시다. '들끓는 그리움/ 쏘아올린 폭죽// 사랑은 무릇 저토록/ 애절해야 하느니라.//(…) 불갑사/ 애타는 부처님/ 그쪽으로 돌아앉았다.'('꽃무릇' 부분) 그래서 꽃을 보는 시선에서도 우주적 파장이 있다. 땅에 발 디딘 시는 구도적이나 초월적이지 않다. 다만 드러내지 않으면서 드러나는 묘한 힘이다.     
김건수 기자 kswoo333@

 

 ⓒ 경상일보 (http://www.ksilbo.co.kr) 2009년 03월 18일 (보기)

까치밥=전망 펴냄...

까치밥=전망 펴냄, 2004년 매일신춘문예(시조)에 당선해 등단한 이원천씨 시조집이다. ‘울산의 반구대-암각된 인간들’ ‘학심이골’ ‘억새길’ ‘월악산’ ‘금정산’ ‘오륙도’ ‘청사포 편지’ 등의 수채화 같은 시조를 소개하고 있다. 99쪽. 7000원.
김창식 goodgo@ksilbo.co.kr

 

                                            

시평 모음

2009-04-14

 뉴스홈 > 이 아침의 시 (보기)                                            

 ‘내리’

 

마음 속에 담아 둔 마을 하나 거기 있다.
골짝마다 둥지 같은
작은 집들 틀어 두고
머물러 늘 들여다 볼
웅덩이도 몇 파놓고

큰 길 옆에 작은 길 귓속말로 소곤대며
길섶엔 무더기 별
덩굴꽃이 피어 나고
누구나 가다 멈추어
함께 별이 되는 곳

때로는 우레 울고 바람 불어 흔들어도
푸른 이마 반듯 세운 노송은 품이 넓어
사는 일
섬처럼 떠돌 때 걸어 당도하리라.

이원천 ‘내리’ 전문


도시에서 생활하는 시인에게 있어 ‘내리’는 미래에 거하고 싶은 꿈의 안식처다. 둥지처럼 작은 집들 몇 채 품었을 정도이니 계곡은 얼마나 평화로운가. 길섶엔 무더기로 돋아난 별처럼 덩굴꽃들이 피어 있고, 자신을 항상 들여다 볼 수 있는 물웅덩이가 있으니 마음은 늘 맑고 깨끗하겠다. 스스로가 섬처럼 느껴질 때마다 순례자처럼 걸어서 당도하고 싶은 그곳! 내게도 그런 곳이 있었던가. 한번쯤 생각해보게 만드는 시조이다.
한혜영 <시인>


부산일보| 20면|  2009-12-30

뉴스 홈 > 문화  [맛있는 시] (보기)

 

 ‘수영강 일기’

 

기어이 당도했다. 물들이 수군수군
수영만 물목에 앉아 터진 발을 닦는다.
초승달
어두운 가슴에
나룻배로 띄워놓고

온몸에 새겨 넣은 저 많은 이야기들
멍들고 찢어진 곳은 서로 비벼야 꽃이 된다.
갯바람
행간을 열고
귀를 묻는 초저녁

다 쓰지 못한 날은 별책으로 묶어두고
경전 같은 후기는 대양에서 써볼까?
뱃고동
먼 바다 위로
깃을 치며 나른다.


- 이원천 '수영강 일기' 전문 ('까치밥', 전망, 2009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고요히 결산 일기를 써야할 때. 부르터진 발로 당도한 곳은 어디인가. 참 아프게 온몸으로 견뎌낸 것들은 역사가 된다. 아쉬워하지 말자. 멍 들었거나 찢어져 상처난 곳은 서로 토닥여주자. 참 수고했다고, 참 잘 견뎠다고. 이제 가야할 곳은 대양이다. 마지막이라 생각했을 때 희망은 새 길목을 연다. 뱃고동이 울린다. 날개를 펼치고 다시 도전이다. 2010년이여! 권애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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