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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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모음

2009-04-14

 뉴스홈 > 이 아침의 시 (보기)                                            

 ‘내리’

 

마음 속에 담아 둔 마을 하나 거기 있다.
골짝마다 둥지 같은
작은 집들 틀어 두고
머물러 늘 들여다 볼
웅덩이도 몇 파놓고

큰 길 옆에 작은 길 귓속말로 소곤대며
길섶엔 무더기 별
덩굴꽃이 피어 나고
누구나 가다 멈추어
함께 별이 되는 곳

때로는 우레 울고 바람 불어 흔들어도
푸른 이마 반듯 세운 노송은 품이 넓어
사는 일
섬처럼 떠돌 때 걸어 당도하리라.

이원천 ‘내리’ 전문


도시에서 생활하는 시인에게 있어 ‘내리’는 미래에 거하고 싶은 꿈의 안식처다. 둥지처럼 작은 집들 몇 채 품었을 정도이니 계곡은 얼마나 평화로운가. 길섶엔 무더기로 돋아난 별처럼 덩굴꽃들이 피어 있고, 자신을 항상 들여다 볼 수 있는 물웅덩이가 있으니 마음은 늘 맑고 깨끗하겠다. 스스로가 섬처럼 느껴질 때마다 순례자처럼 걸어서 당도하고 싶은 그곳! 내게도 그런 곳이 있었던가. 한번쯤 생각해보게 만드는 시조이다.
한혜영 <시인>


부산일보| 20면|  2009-12-30

뉴스 홈 > 문화  [맛있는 시] (보기)

 

 ‘수영강 일기’

 

기어이 당도했다. 물들이 수군수군
수영만 물목에 앉아 터진 발을 닦는다.
초승달
어두운 가슴에
나룻배로 띄워놓고

온몸에 새겨 넣은 저 많은 이야기들
멍들고 찢어진 곳은 서로 비벼야 꽃이 된다.
갯바람
행간을 열고
귀를 묻는 초저녁

다 쓰지 못한 날은 별책으로 묶어두고
경전 같은 후기는 대양에서 써볼까?
뱃고동
먼 바다 위로
깃을 치며 나른다.


- 이원천 '수영강 일기' 전문 ('까치밥', 전망, 2009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고요히 결산 일기를 써야할 때. 부르터진 발로 당도한 곳은 어디인가. 참 아프게 온몸으로 견뎌낸 것들은 역사가 된다. 아쉬워하지 말자. 멍 들었거나 찢어져 상처난 곳은 서로 토닥여주자. 참 수고했다고, 참 잘 견뎠다고. 이제 가야할 곳은 대양이다. 마지막이라 생각했을 때 희망은 새 길목을 연다. 뱃고동이 울린다. 날개를 펼치고 다시 도전이다. 2010년이여! 권애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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