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가을 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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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음 댓글 0건 조회 2,800회 작성일 17-02-14 19:37본문
가을 장산 / 이원천
칼날 품고 한 시절 산 억새길 들어서니
까투리 솟아오르며 나를 베고 날아간다.
가을빛 반짝이는 숲
서걱대는 내 몸뚱이
여름 그 불볕에도 다 벼리지 못한 나는
가을 찬바람 앞에 무딘 발자국 갈아대며
까투리 저 깃털에도
속살까지 베이는구나.
온전히 비우기까지 아프지 않은 이 있을까?
살아있는 그 날까지 가 닿아야할 바닥에는
흰 뿌리 아득한 겨울 끝으로
맑은 물 가득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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