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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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호박

 

   

 

 호박

-화음 이원천 -



시골에서 보내온
후덕스런 호박 하나

 

베란다 따뜻한 창가
한자리를 잡았다.

 

어머니 넓적한 가슴
펑퍼짐한 매무새

 

 

"내사 인자 안 갈란다. 가을걷이 다 했으니
늦둥이 안 낳았으면 누구 보고 살겠노"
"어무이 잘 왔심니더 고마 여기서 사입시더"

 

 

정도 돈도 안 되는
삭막한 도시생활

 

시장통 지나가다
늙은 호박이라도 보면

 

생전에 잘 모시지 못한
불효에 또 젖는다.

 

 

 

 

31.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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